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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은 왜 B마트를 런칭했을까유통/유통잡설 2020. 2. 16. 11:51
배달의 민족은 왜 B마트를 런칭했을까
2020년 새해가 시작되고 상당한 규모의 M&A가 발표됐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전세계적으로 주문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중인 회사다. 전체 규모는 배달의 민족보다 훨씬 거대하지만 우리나라 시장의 경우 배달의 민족의 막강한 선점과 마케팅에 의해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 민족 인수는 주문 플랫폼 시장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킬 예정이고
벌써부터 주문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업주들과 소비자들에게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경쟁이 없는 독점 체제로 가면 업주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좋을 게 없다라는 게 주요한 시각이다.
업주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양쪽 업체의 수수료 비율을 따져가며 입점할 수 있는 무기가 사라지며 나중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인상된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배달의 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면 주문 플랫폼 시장의 99% 정도를 독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문 플랫폼의 1위 배달의 민족,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이 전부 한 회사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당연히 달갑지 않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경쟁으로 인해 그 동안 많은 마케팅 혜택을 받아오던 고객들은 이제는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케팅 혜택이 지금보다는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다. 마케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을 막고, 경쟁사의 고객을 자사로 유입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하나의 회사가 된다면 굳이 지금처럼 마케팅으로 출혈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수수료 책정시 업주들에게 강하게 푸시를 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도 특별한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99%를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새로이 끼어들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다. 쿠팡이츠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손정의가 더 이상의 투자는 없다고 못박은 시점에서 쿠팡 그 자체가 아닌 쿠팡이츠에 많은 자금을 투입할지 의문이다.
다만 이 엄청난 인수합병은 아직 공정위의 판단이 남아있다. 공정위에서 이 인수합병을 독점으로 보고 막는다면 딜리버리히어로의 전략은 무산될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 이슈에 자신감이 없었다면 그들이 인수합병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터트렸을지 의문이다. 분명 어느정도 계산이 섰을 것이고 그렇기에 인수합병을 발표했을 것이다.
과거 옥션을 운영 중이던 이베이에서 G마켓을 사들였을 때 이 두회사의 오픈마켓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들의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그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성을 봤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판단을 받기 위해 딜리버리히어로(DH)와 배달의 민족은 주문 플랫폼(배달앱) 시장에서 더 큰 시장의 플레이어로 인정을 받기 위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배달의 민족의 B마트이다. B마트는 배달의 민족이 직매입한 상품을 서울 내 17개 물류센터(물류센터라고는 하지만 당신이 상상하는 거대한 물류센터가 아니다.)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송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본인들은 이커머스 시장의 플레이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커머스 플레이어로 인정 받으면 DH와 배달의 민족을 합해도 이커머스 점유율의 독점이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히 공정위에서도 인수합병을 승인해줄거라는 계산이다.
B마트를 런칭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인 이유도 공정위에 보여주기 위한 Showing 이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현재 B마트의 영업이익률을 엄청나게 나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무료배송을 진행 중이고, 냉장, 냉동상품을 냉장/냉동 기능이 없는 오토바이로 배달하기 위한 소모품 비용도 엄청 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이유는 역시나 공정위 이슈다.
최근에는 DH의 플랫폼 요기요에서도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겠다라는 언론기사가 나왔다. 인수합병되면 B마트 하나로 운영해도 될텐데 왜 굳이 자체플랫폼을 도입하려한다는 기사가 나왔을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게르만 민족" 이라는 말이 사실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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